세상 잡다한 일

나의 살던 고향은-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파트 12동 지층4호.

텔레마크 오씨 2012. 7. 13. 21:38

나는 언제까지나 서울사람일줄 알았는데. 이제는 경기도민이 되어서 서울시 옛 사진 검색을 하다 찾았네.

거의 30년을 줄곳 외웠던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파트 12동 지층4호' 764-6728 이었다가 764-3888로 전화 변경.

이제 저 자리는 낙산공원이 들어서고 오랜만에 찾아간 동네는 '내가 이렇게 작은 동네에서 자랐나'하는 생각만 든다.

지독하게 가난한 동네였는데, 다들 가난해서 내가 특별히 소외되고 그런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때의 경험이 수업에 참 많은 도움이 되니.

 창경'국민학교'도 없어지고 당연히 '창경원'도 없어지고..

대학로는 오랜만에 가보면 낯설기만 한 동네. 다시 이곳에서 살라고 하면...못 살 것 같기는 하다.

 

 

 

전망 하나는 끝내주는 동네. 아마 금강산 댐이 터져도 동숭동은 살아남았을거란 이야기도 있었지만 금강산 댐 건립에 내 돈 1500원도 들어갔다. 진짜 투철한 애국심으로 거금을 아까워하지 않고 냈던 그 시절. 이 산동네를 초-중-고-대학까지 다녔으니..다리는 지금도 튼튼하다.

 

대학로에서 바라본 동숭아파트라는데. 아마 이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맛나당'이 있었고, 비디오가게도 있었고. 그 3거리에서 왼쪽으로 끝없이 펼처진 언덕길. 그 길 끝에 '우리집'이 있었다. 그걸 숨찬지도 모르고 뛰어다녔는데. 전에 차 끌고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이 좁은 길로 마을버스가 다녔다는게 신기할 뿐.


서울 아카이브란 사진 자료집에서 찾아낸 '창신동 종합 구판장'

이것과 대학로의 '농심가'는 요즘 홈플러스나 이마트급의 대형 수퍼마켓이었는데 이곳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내가 이런 데를 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번쩍번쩍.

당연히 동네 구멍가게보다 값도 싸고 신선도가 높은 물건들을 팔아 누나랑 같이 쇼핑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곳에서 팔던 냉동피자를 처음 먹었을 때의 충격은...이런 걸 왜 먹나 싶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