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으로 생명을 살려내다5-스키 부스터 스트렙 수리기-눈물없이 볼 수 있을까..
작년 겨울 시즌에 내 텔레마크 스키 부츠(scarpa T-1 race)에 달린 '부스터 스트렙'이 고장났다.
아무리 관광 스키어라지만 부속이 하나 고장난 채로 타고 다니니 영 신경이 쓰인다.
(스프링을 받치는 지지대가 부러져 캠이 뒤집어짐)
없어도 지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관광 스키어..난 언제 이게 잘 달려있구나 느낄까.
(근데 이게 알파인스키와 좀 장착 방법이 다르다. 한마디로 왜 달려 있는지 모르는 물건)
(위-텔레마크 부츠, 아래-알파인부츠 장착)
어쨋든 더 늦기 전에 수리를 위해 많은 카페니 게시판이니 글을 올려봤다.
1. 구입한 곳에 맡겨라- 이 물건은 '야매'로 구입이라서..
2. 걍 새로 사는 게 낫겠다.-나도 그 생각을 하고 수입업체에 전화해 보니 10만원...제작년까지 6만원이었는데..정말 하루하루를 럭셔리한 생활을 만들어주시는 우리 가카께 정말 감사드려야겠다. 젠장.
3. 부속을 구해서 수리해보자.- 옥션을 뒤지는데... 젠장. 이 부속의 이름을 모르겠다.
4. 동대문에 이 부속을 판다더라.-이 의견으로 결정.(황준 형님 감사합니다)
마님 친정가시고 오랜만에 혼자 있는 주말이다. 친구도 만나고 싶고 산에도 가고 싶고...근데 난 언제인가부터 혼자서 시간 보내는 것도 잊어버리는 인간이 된 것 같다. 슬프다. 그래서 학교로 가서 애들이랑 교실 페인트 칠을 빨리 끝내고 동대문으로 향했다.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샥시들이 곱구려.
동대문에 도착해 군용물품 파는 곳을 중심으로 수소문을 시작해보니 '버클 및 부속' 만 취급하는 상회가 있다.(국방부 납품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 이 물건을 디밀어 보니 '아~이거. 우리 있지. 근데 엇그제 인천의 패러글라이딩하는 곳에서 몇백개 다 쓸어갔어'
'하나도 남은게 없나요?'
'글쎄~'세상에나 견본으로 달아놓은 것도 누가 떼 갔다네..참고로 이 이 물건의 이름은 '캠버클'이다.
하도 불쌍하게 서 있는 내 모습을 보시더니 그럼 이런 물건으로 대체해 보실라우? 하면서 꺼내신 물건! 와. 진짜 눈물나는 줄 알았다.
블로그에 올릴 요량으로 '이거 이름은 뭔가요?' ...알려 줄 수 없으시단다. 왜냐하면 밀리터리물품이기 때문에 국가 비밀이라네. 이거 사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네..
(역방향으로는 캠이 물려 절~대로 빠지지 않음)
대충 달아놔 봤더니 만족도 120%다. 그러나 이걸 꼬맬 수 있는 재봉틀이 구두수선점에만 있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구두수선점이 문을 안 열어서 꼬매기까지는 못했다.
총 비용: 서울까지 차비 6000원(왕복)+버클 1000원+수리비 약 10000원?? 그외 육체적 정신적 비용 100억원. 역시 돈 있으면 새로 하나 사는게 낫지..돈 없으면 육체적 정신적 비용은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
내년 겨울 오기 전에 수리 끝내고 빨리 써 보고 싶구나~
참고: 옥션에 나온 '캠버클'이다.
이게 웬 미친....
이 물건을 사다가 끈만 떼어다가 쓸 수도 있겠다. 가격은 4600원에 배송료 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