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지도

[스크랩] 유포리 임도 답사 후기.

텔레마크 오씨 2018. 2. 21. 18:02

아무도 노르딕 스키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그간 다녀왔던 히말라야 지역의 오지 여행의 준비과정과 다름 없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짜여진 일정을 소화 해내기 위해선 많은 시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모든 여행의 출발과 끝은 교통이 매우 중요한데 현지의 이동수단은 매우 불확실하고 변수가 많은 것이라 완벽하게 사전 조사를 하여 준비를 해도 현지에선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나죠.

 

어제 가본 유포리 임도는 노르딕 스키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임도의 접근성, 임도의 특성 등에 대해서 지난 비시즌 기간동안 최대한 많은 정보를 취합하여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우선 이곳에 접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들은 420번 국도로 진입하는 것, 관광곤도라를 타고 웨리 힐리 파크의 슬이봉 정상에서 시작 하는 방법과 중급 난이도의 '브라보 ' 리프트를 타고 도착하시는 겁니다.

이 세가지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루트는 브라보 코스의 리프트를 타고 능선상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리프트 하차장에서 임도까지는 직선거리상 100m 정도의 짧은 코스입니다.

 

그러나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지 잘 몰라 어제는 관광 곤도라를 타고 올라갑니다.

 

 

 

곤도라를 타는 시간이 우측 상단의 디지털 시계로 보여집니다. 리프트권이 있으면 스키어들은 항상 탈 수 있습니다만, 저는 슬로프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 곤도라 왕복권을 끊었습니다. 가격은 11.000원.

 

 

박무간 낀 곤도라  안에서 촬영된 사진입니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고 있습니다. 대략 소요 시간은 10분 안쪽입니다.

 

 

 

슬이봉 정상에는 넓은 공터가 있고 정자도 있습니다. 박무가 낀 상태이지만 곧 날이 개일거 같습니다.

 

 

 

 

정상에 있는 정자 좌측에 있는 서치라이트 기둥의 좌측 내림길이 임도로 가는 포인트입니다.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으나 가파른 눈길이므로 조심해서 내려갑니다. 임도까지는 약 1km 정도 내려가는데 약 40분의 소요시간이 필요합니다.  등산로 중간이 벌목이 되어 있고, 벌목된 나무들이 어지러히 놓여 있는 곳에서 길을 못찾아 한참을 헤메느라 시간이 더 소요되었습니다. 적설량도 발목이 파묻히는 정도라서 빠른 진행이 어렵습니다.

 

 

 

한참 내려가면 눈 덮힌 밭이 보이는데 밭 너머가 임도의 시작점입니다.

 

 

 

임도가 시작되는 곳의 지명은 성목재입니다. 임도는 우측의 유포라고 표시된 곳입니다. 이곳이 속한 지역은 평창군입니다. 슬이봉을 경계로 횡성군과 평창군으로 분리되는군요. 웰리 힐리 파크에서 이곳까지 연결되는 420번 국도의 거리는 약 5km입니다.

 

 

 

유포리 임도가 시작되는 차단기 앞입니다. 저는 이곳을 넘어 약 10m 정도에서 스키탈 준비를 합니다. 차단기 너머로는 사람의 흔적이 없습니다. 모든 임도가 그렇듯이 이곳도 바닥에 패인 자동차의 바퀴 자국이 임도의 끝까지 이어져 있어 천연 레일을 만들어줍니다. 스키의 진행은 거의 이 바퀴자국을 따라서 갑니다. 아무래도 다져진 곳이라 스키가 잘 미끄러집니다.

 

 

 

앞으로 진행할 코스입니다. 바퀴자국은 눈이 내린 뒤에 지나간 것이 아니고 이미 깊게 패인 자국이라 뚜렷한 흔적이 남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약한 오르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오르막은 약 2km 이상 진행됩니다.

 

 

임도에는 특별한 이정표가 없기때문에 스스로 표식기를 만듭니다. 1km 구간 마다 나무에 끈을 묶었습니다.

 

 

 

 

 

적만한 산속, 나무들은 상고대같이 하얀 눈이 가지에 얼어 붙어서 햇빛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풍경의 연속입니다. 간벌이 잘 되어 있어 숲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곳입니다. 청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확연히 들여다 보입니다.

 

 

 기념으로 셀프사진 한 장 올립니다. 이날이 날이 따뜻하여 모자도 안쓰고 짚티 하나만 입었습니다.

 

 

 

이정표가 없을줄 알았는데 예전에 성우리조트에서 만든 이정표가 1km 구간마다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나무에 맨 표식기는 임도 3km 구간이후 달지 않고 이 이정표를 기준으로 진행합니다.

 

유포리 임도는 현재도 간벌이 진행되어 산쪽으로는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산속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 속으로 스키로 진행하면 가늠할 수 없게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을 보다보면 가끔 흠칫흠칫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서 안심이 됩니다.

 

 

 

3kn 정도를 진행하니 툭 터진 시야로 계촌이라고 불리는 평창군의 모습이 보입니다. 임도는 줄곳 계촌과 방림면이라고 불리는 곳들의 마을들이 내려다 보이는 코스입니다. 특별한 탈출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임도의 우측, 가파른 사면을 3~400m만 내려가면 마을이 나옵니다.

 

 

 

임도의 약 3km 지점에서 멀리 보이는 슬이봉 정상의 구조물들이 보입니다. 직선거리로는 4km 정도입니다.

 

 

 

 

진행한 임도의 측정 거리는 약 3.7km이지만 이정표에는 4km로 나와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약 10m 아래에서 오전 스킹을 마칩니다. 슬이봉 정상에서부터 눈길을 헤매고 내려와 곧 바로 노르딕 스키를 시작했더니 엄청 힘이 드네요. 허기가 져서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정표 바로 밑의 길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꺽여진 이 나무는 제가 하프코스로 정한 표식기입니다.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버너와 부탄까스, 코펠은 이곳의 배수로에 파묻고 눈으로 덮어 두었습니다. 데포짓 장소인거죠.

 

점심식사를 하고 짐들은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놔두고 스키를 진행합니다. 배낭없이 홀가분한 빈몸으로 스키를 타니 기분이 날아갈거 같습니다.

 

 

 

 

식사를 한 장소에서 1km 정도를 스키로 진행하고 다시 원점으로 복귀를 합니다. 약한 오름막과 평지가 뒤섞힌 환상의 코스입니다.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양지바른 곳 중에는 눈이 녹아내려 바닥을 드러 낸 곳들이 보입니다.

 

식사를 하던 곳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출발지점으로 돌아갑니다. 다운힐 구간이 길게 이어집니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지만 길게 이어지는 다운힐은 무릎에 많은 충격을 줍니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면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합니다. 요새는 스키를 타면서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키의 엣지가 잘 먹히지 않으므로 제동을 위해 무릎에 힘이 잔뜩 들어가게 되므로 무릎이 아픕니다.

 

노르딕 스키가 다운힐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길게 이어지는 다운힐도 반갑지는 않습니다. 그냥 평지가 최고입니다. 그래도 이 구간은 평지도 많습니다. 그래서 다이그날 주법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복귀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원점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 20분경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스키 플레이트와 부츠를 데포짓 하기로 했습니다. 주변 야산에 데포짓 하려고 했는데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이라 마땋한 곳이 안보입니다. 그래서 배수로에 데포짓을 하기로 했습니다. 배수로 주변에 발자국이 어지러히 찍히지만 누가 일부러 와서 파보지 않는 이상 눈 속에 데포짓 시킨 것을 틀킬 염려는 없습니다.

 

 

배수로 안쪽에 스키와 부츠를 안장 시키고 눈을 다져 놓았습니다. 눈만 한번 내려주면 아무도 모를겁니다.

 

 

 

다시 등행을 시작합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시작합니다. 이정표 근처에는 브라보 코스의 리프트 하차 장소입니다. 다음에는 등행을 하지않고 리프트를 이용하여 올라가거나 내려갈 생각입니다. 이 리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면 임도의 접근은 식은 죽먹기 ㅓ럼 쉬워집니다.

 

 

 

파란색의 이정표는 등행 루트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내려올때는 이곳을 지나야 헤매지 않습니다. 등행시는 이곳의 우측을 통과야해 바른 길입니다. 앞쪽으로 420번 국도가 보이지만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안됩니다. 길이 나빠 생고생이 시작됩니다. 

 

 

 

쓰러져 있는 나무를 넘거나 밑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원래 이 서 있는 나무들을 통과 하는 곳인데 자연적인지,인인적인지 모르지만 나무가 쓰러져 있어서 이 주변에서 길을 찾느라 좀 헤맸습니다.

 

 

 

허리가 부러진 나무 밑으로 통과합니다. 이곳이 정상적인 등산로이므로 다른 곳으로 내려가거나 올라가면 덩굴들로 둘러쌓인 곳들이라 진행하기가 버거우실겁니다. 더군다나 눈들이 꽤 많이 쌓여 있어 걷기도 힙듭니다.

 

 

 

슬이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올라오는데 50여분이 소요됩니다. 가파른 눈길 산행은 심한 갈증을 유발합니다.  정상에는 곤도로라를 타고 올라온 가족들로 붐빕니다. 산 정상에서 아기들이 눈썰매를 타네요. 조심해야지...정상을 조금만 벗어나면 도로까지 타고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임도가 있는 곳이 쟁피재이고 970m는 그냥 직선거리를 나타냅니다. 쟁피재와 만나는 곳이 브라보 슬로프입니다. 그러므로 힘든 산행으로 하지않고 임도로 가려면 브라보로 올라가는 리프트를 타고 가야만 되는겁니다.

리프트 일회권은 팔지 않는 거 같은데, 이건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총평 : 저는 이 코스를 노르딕 복합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원래 노르딕 복합은 한 선수가 스키점프와 15km 정도의 노르딕 스키를 함께 타는 것인데 저같은 아마추어에게는 여러가지 스타일을 함께 하므로 저만의 노르딕 복합 스키가 되겠습니다.

 

진이 빠지는 약 2시간의 산행, 총 대신 배낭을 메고 원점 회귀의 약 7km의 스키, 빈 몸으로 약 2km 의 노르딕 스키(이것은 점점 더 거리를 늘려갈  것입니다).

 

노르딕 스키만 탄다면 21km 코스도 하루에 완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당분간 이 코스에서 열심히 스키를 즐긴후 내년 1월 중에 하이원 스키장에서 출발하여 정선군 함백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30km의 '운탄고도' 를 주파해보렵니다.

 

 

 

출처 : Snow Tigers
글쓴이 : 히말라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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